이라크 기독교 결혼식 중 화재 참사…사상자 200명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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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현지시간) 이라크 니네베주 함다니야 지역의 한 예식장에서 화재로 무너진 내부의 잔해를 살피는 현지 구급대원들.(사진출처=연합뉴스)
[데일리굿뉴스]박애리 기자= 이라크 북부에 위치한 최대 기독교 도시 카라코시의 한 예식장에서 화재가 발생, 최소 200여명이 넘는 사상자가 나왔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지난 26일(현지시간) 오후 10시 45분쯤 수도 바그다드에서 북서쪽으로 335㎞ 떨어진 니네베주 함다니야 지역의 예식장에서 큰불이 났다. 당시 그곳에는 1,300여 명의 하객이 있었다.
이라크 합동작전사령부 대변인 타흐센 알 카파지 소장은 "하객들은 앞서 열린 교회 예배에 참석한 뒤 연회장에 모여 있었다. 신혼부부가 춤을 추면서 천장 장식 사이로 불꽃이 튀었고, 홀 내부에서 일어난 불은 매우 빠르게 번졌다"고 밝혔다.
이라크 내무부는 성명을 통해 "해당 예식장이 관련 법규를 어기고 가연성 소재로 외관을 꾸민 상태였다"며 "불이 날 경우 몇 분만에 무너지는 고가연성, 저가 건축재를 쓴 탓에 사상자가 더욱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화재 경보기에 하객들이 신속하게 대응했음에도 불구하고 화재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예식장 건물 일부가 붕괴됐다. 현재 화재의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법의학 전문가를 소환한 상태"라고 전했다.
니네베주 당국은 이로 인해 숨진 사람의 수가 공식 확인된 것만 113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현지 국영언론사들은 부상자 수도 최소 150여명으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하닌과 이반 에쇼로 확인된 신랑신부는 이라크 쿠르디스탄 지역 아르빌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온라인상에는 오전 3시부터 수백 명의 사람들이 생존자들을 돕기 위해 병원 앞에 줄을 서 헌혈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유되고 있다.
네이더 살름(Nader Salm)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수백 명이 다쳤고 우리에게는 혈액이 필요하다. 이 비극은 이슬람국가(IS)보다 우리에게 더 큰 상처를 입혔다"며 "결혼식이 한 순간에 장례식이 됐다"고 울먹였다.
한편 카라코시는 과거 이라크의 기독교인 5만명이 모여 살던 도시였다. 지난 2014년 수니파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이 지역을 장악하면서 약탈과 함께 집과 교회를 파괴하고 성도들을 핍박했다.
AP 통신은 "이번 화재는 지난 20년간 알카에다와 이슬람국가(IS)의 표적이 돼 숫자가 줄어든 이라크 기독교인들을 덮친 또 다른 재난"이라면서 "2003년 당시 150만명이었던 이라크 기독교인은 현재 15만명에 불과하다"고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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