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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용환의 예술묵상] 메취의 “과부의 헌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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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부의 헌금, 1650-1652, 가브리엘 메취

슈베린 국립 박물관 (슈베린, 독일)



<마가복음 12장> 41 예수께서 헌금궤 맞은편에 앉아서 사람들이 헌금궤에 돈을 넣는 것을 바라보고 계셨다. 그 때 부자들은 여럿이 와서 많은 돈을 넣었는데 42 가난한 과부 한 사람은 와서 겨우 렙톤 두 개를 넣었다. 이것은 동전 한 닢 값어치의 돈이었다. 43 그것을 보시고 예수께서는 제자들을 불러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는 분명히 말한다. 저 가난한 과부가 어느 누구보다도 더 많은 돈을 헌금궤에 넣었다. 44 다른 사람들은 다 넉넉한 데서 얼마씩 넣었지만 저 과부는 구차하면서도 있는 것을 다 털어넣었으니 생활비를 모두 바친 셈이다.”


1. 가브리엘 메취는 네덜란드 황금시대의 작가입니다. 주로 풍속화와 정물화를 그렸던 화가는 오늘 복음서에 나오는 과부의 두 렙돈 이야기를 그림으로써, 당대의 물질주의적 풍조를 반성적으로 반영하고자 했습니다. 또한 종교개혁의 물결이 유럽을 뒤덮던 시절에 작가는 개신교적 관점에서 신앙을 일상으로 연결시킴으로 이 작품은 단순한 회회적 재현을 넘어 섰습니다.  


2. 어쩌면 메취는 스스로의 이야기를 담고 싶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실제로 작가의 어머니가 과부였습니다. 노동자였던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 어머니는 무려 네 번이나 과부가 되었습니다. 다행히 황금 시대의 덕을 입었습니다. 네덜란드 사회에는 과부를 구제하는 공공자선단체가 있었고, 메취도 전문 화가로 활동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아버지 부재로 인한 어린 시절의 가난을 윤택함의 기억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니지요. 스스로 선 자리로부터 자기 본래의 것이 나올 때 울림이 있기 마련인데, 작가는 그것을 잘 잡아냈고, 우리는 그 울림을 전달 받게 됐습니다. 


3. 주변 인물들을 보십시오. 어린 아이 한 사람을 제외하면 아무도 예수님과 시선을 마주치지 않습니다. 다양한 신분의 사람들이 나오지만 각자 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 생각하고자 합니다. 천국 문은 좁습니다. 하늘나라는 자기 소견이 아니라 예수님의 마음에 맞닿은 어린아이와 같은 사람의 것입니다. 예수님은 봉헌자의 화려함과 헌금의 액수를 보지 않으십니다. 한편, 사회적 불평등에 일일이 분노하기 앞서 과부의 마음을 깊이 헤아리셨을 뿐입니다.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이렇게 따뜻한 예수님의 마음입니다. 


4. 조용히 묵상합시다. 우리의 시선은 어디를 향하고 있습니까? 과부의 마음을 헤아리는 예수님의 마음입니까? 아니면 과부의 두 렙돈을 더 초라하게 만드는 저 화려한 봉헌궤의 황금 표지판입니까? 산만해진 마음을 모아 봅시다. 주님께 온 마음을 다해 헌신함으로 하나님의 기쁨 되시길 소망합시다. 그리하면 그림의 과부의 얼굴빛과 같은 광채가 선물로 주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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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묵상 필자 소개:

노용환 목사는 한신대학교에서 기독교교육학(학부)과 실천신학(신대원)을 공부했다. 예배학에 관심을 가지면서 정교회 이콘과 상징 해석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뉴욕신학교에서 종교교육학을, 블렌튼필 인스티튜트에서 상담학을 공부했고, 센트럴신학교 목회학박사과정을 통해 선교적 교회를 연구중이다.


2006년에 목사 안수를 받았고 2017년부터 한국기독교장로회와 미국그리스도연합교회(UCC) 이중 소속으로 로드아일랜드 제일한인교회를 섬기고 있다. 생명문화연구소에서 연구실장으로 일했고, JOYFUL COOP(신나는 협동조합) 발기인 대표로 서류미비 싱글맘 렌트 지원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미주 뉴스앤조이 기자로 활동하며, 선배기자들로부터 글쓰기를 배웠고, 실용적이지 않은 디자인의 가구나 오래된 그림처럼 무용(無用)하고 예쁜 것을 좋아한다. 또한 자전거와 캠핑 그리고 비치 라이프를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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