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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용환의 예술묵상] 하예즈의 “예루살렘 성전이 파괴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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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 성전이 파괴되다, 1867, 프란치스코 하예즈

아카데미아 미술관(베네치아, 이탈리아)



<마가복음 13장> 1 예수께서 성전을 떠나 나오실 때에 제자 한 사람이 “선생님, 저것 보십시오. 저 돌이며 건물이며 얼마나 웅장하고 볼 만합니까?” 하고 말하였다. 2 예수께서는 “지금은 저 웅장한 건물들이 보이겠지만 그러나 저 돌들이 어느 하나도 제자리에 그대로 얹혀 있지 못하고 다 무너지고 말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1. 미식축구장 여섯 개가 들어갈 정도로 거대한 <제2 성전>은 실로 그 위용이 엄청났습니다. 그런데 노동력만 자그마치 70년 이상 사용하고, 완공 6년 만에 허무하게 무너졌습니다. 기원 후 63년 쯤에도 건축중이었다고 하니까, 70년 예루살렘 성전이 불타면서 서쪽 벽(통곡의 벽)만 남기고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성전 전체에 금칠한 것들이 방화로 녹아내려 바닥에 고이자, 로마군이 그 눌러붙은 금을 캐내겠다고 기둥뿌리까지 다 뽑아냈습니다. 그 결과 문자 그대로 돌 위에 돌 하나 남지 않게 되었습니다.


2. 성전이 얼마나 소중했던지, 전투중이던 유대 병사들은 성전에 불이 나자 칼을 집어 던지고 불을 끄러 갔습니다. 성전을 목숨보다 귀하게 여겼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로마 병사들은 인정사정 없이 불 끄던 유대인들을 학살했습니다. 불에 탄 성전 둘레로 시체가 산처럼 쌓였다고 역사가 유세비우스는 묘사했습니다. 


3. 아이러니하게도 세월이 흘러 로마인의 후예쯤 되는 이탈리아 작가 하예즈가 이 작품을 그렸습니다. 점령군이 아닌 저항군 입장에서 성전을 그의 조국에 빗대 해석했습니다. 북이탈리아를 점령한 오스트리아의 압제에 시달리는 이탈리아인들이 겪었던 불의를 투사했습니다. 특히 "신에게 나오는 진리의 빛"이라 불리는 메노라(일곱 촛대)를 강탈해 간 침략군을 역사적 사실에 근거해 역동적으로 묘사함으로써 작품에 서사를 더했습니다. 종합적으로, 통일조국을 위한 결사항전의 결의를 이 작품을 통해 대변했습니다.


4. 그러나 성서적, 역사적 교훈은 목숨 걸고 지켜야 할 것에 있지 않습니다. 다시 예수님 말씀으로 돌아가 봅시다. 예수께서는 "지금은 저 웅장한 건물들이 보이겠지만"이라는 말씀으로 우리 눈에 무엇이 보이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말씀하십니다. 역사적으로 성전 함락 이후, 유대인들은 흩어졌고, 더 이상 돌로 쌓은 웅장한 건물에 연연하지 않게 됐습니다. 그리스도인 유대인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우리의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해 지켜야 할 것들은 늘 우리 마음을 스쳐 지나가지만, 그것은 건물도 아닌, 차와 집과 고가의 물건들도 아닌 사랑임을 기억합시다. 마음을 다해 목숨을 다해 뜻을 다해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의 회복을 위해 손 모아 기도합시다. 우리 주님 모신 곳, 그 어디나 성소요, 하늘 나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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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묵상 필자 소개:

노용환 목사는 한신대학교에서 기독교교육학(학부)과 실천신학(신대원)을 공부했다. 예배학에 관심을 가지면서 정교회 이콘과 상징 해석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뉴욕신학교에서 종교교육학을, 블렌튼필 인스티튜트에서 상담학을 공부했고, 센트럴신학교 목회학박사과정을 통해 선교적 교회를 연구중이다.


2006년에 목사 안수를 받았고 2017년부터 한국기독교장로회와 미국그리스도연합교회(UCC) 이중 소속으로 로드아일랜드 제일한인교회를 섬기고 있다. 생명문화연구소에서 연구실장으로 일했고, JOYFUL COOP(신나는 협동조합) 발기인 대표로 서류미비 싱글맘 렌트 지원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미주 뉴스앤조이 기자로 활동하며, 선배기자들로부터 글쓰기를 배웠고, 실용적이지 않은 디자인의 가구나 오래된 그림처럼 무용(無用)하고 예쁜 것을 좋아한다. 또한 자전거와 캠핑 그리고 비치 라이프를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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